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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이 오면/안도현
    농부이야기 2015. 9. 1. 09:51

    9월이 오면/안도현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9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9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부추꽃입니다)

     

    9월/이외수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가을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 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 두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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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