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유월이면(최승자)

농돌이 2013. 6. 6. 09:29

 

최승자 시인의 해마다 유월이면 이라는 시입니다

멋진 하루되세요 

 해마다 유월이면 당신 그늘 아래

잠시 쉬었다 가겠습니다

내일 열겠다고, 내일 열일 것이라고 하면서

닫고, 또 닫고 또 닫으면서 뒷걸음질치는

이 진행성 퇴화의 삶,

 그 짬과 짬사이에

해마다 유월에는 당신 그늘 아래

한번 푸근히 누웠다 가고 싶습니다.

 

 언제나 리허설 없는 개막이었던

당신의 삶은 눈치챘었지요?

내 삶이 관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오만과 교만의 리허설뿐이라는 것을.

오늘도 극장 문은 열리지 않았고

저 혼자 숨어서 하는 리허설뿐이로군요.

그래도 다시 한번 지켜봐 주시겠어요?

( I go, I go  나는 간다.

  Ego, Ego,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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