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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랭이꽃-류시화
    농부이야기 2014. 7. 20. 21:59

    패랭이꽃 - 류시화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가뭄에 피어난 엉겅키꽃,  겔3)

     

    가끔은 이유없는 일탈이 여행이란 이름으로 변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리고

    일탈을 꿈꾼다

     

    우리는 모른다

    내가 남에게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내 기준인 것을,,,

     

    우리는 누구에게 인정받기를 원하지만

    그것도

    그의 기준일 것이다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우리는

    아마도 인식하지 못하였을까?

     

    오늘 폭염가운데 길을 걸으며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난 이 시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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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