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꽃
이해인
엷게 받쳐 입은 보라빛 고운 적삼
찬 이슬 머금은 수줍은 몸짓
사랑의 순한 눈길 안으로 모아
가만히 떠 올린 동그란 미소.
눈물 고여오는 세월일지라도
너처럼 유순히 기도하며 살고 싶다.
어느 먼 나라에서 기별도 없이 왔니.
내 무덤가에 언젠가 피어 잔잔한 송가를 바쳐 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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