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 김재진

농돌이 2016. 8. 14. 12:32

여름 설악산 대청봉(치유 / 김재진)

 

나의 치유는

너다.

달이 구름을 빠져나가듯

나는 네게 아무것도 아니지만

너는 내게 그 모든 것이다.

모든 치유는 온전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

아무것도 아니기에 나는

그 모두였고

내가 꿈꾸지 못한 너는 나의

하나뿐이 자유다.

 

 

 

때로는 철저하게 외로울 필요가 있다

외로움에 자신을 철저히 맡기는 것이다

혼자라는 것,

좌절과 고난으로부터의 아품,

온전히 혼자일 때,

치유의 손길이 나를 찿아 올 것이다

 

오늘도,

새벽부터 산으로, 들로,

걸었다

 

이 무더운 염천의 하늘 아래,

엄청나게 미련한 일일 것이지만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하여 걸었다.

 

이제 다시,

집이다

 

작은 식탁과 책상이

조명 아래 커 보인다

선풍기 바람소리가 정적을 깨우는 것을 제외하곤,

고요하다

 

내 삶의 따스했던,

순간들을 간직한 공간에

다시 앉아서

사랑의 손길로 만져봅니다

 

문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작은 생채기를 모듬어 보며

작은 소망의 기도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