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사의 가을

농돌이 2019. 11. 29. 22:01

내 나이 가을에 서서 ... 이해인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 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반짝 윤이 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이 바래고

향기도 옅어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정혜사의  가을이 딱 한주 늦었습니다

 

눈이 오면 저의 애인은,

만공탑에 오걸니다

 

그리고,

 

소리내어 이야기 할 겁니다

가을비, 겨울 눈, 바람소리,,,,

 

겨울이 오는 날 한장의 편지도 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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