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이해인 -

농돌이 2014. 3. 7. 17:24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이해인 -

 

손  시린 나목(裸木)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 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

 

잎새 하나 남지 않은

나의 뜨락엔 바람이 자고

마음엔 불이 붙는 겨울 날

 

빛이 있어

혼자서도

풍요요와라

 

맑고 높이 사는 법을

빛으로 출렁이는

겨울 반달이여

벌써 한주가 지나갑니다

행복한 금요일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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