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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엽서-이외수
    2014. 6. 15. 20:06

    여름엽서 / 이외수

     

    오늘 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 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사실은 혼자이지 않았음을

    오늘같은 날은 알겠구나

     

    낮잠에서 깨어나

    그대엽서 한 장을 나는 읽노라

    사랑이란

    저울로도 자로도 잴 수 없는

    손바닥만한 엽서 한 장

     

    그 속에 보고싶다는

    말 한마디

    말 한마디만으로도

    내 뼛속 가득

    떠오르는 해

     

     

    일기 / 안도현 

    오전에 깡마른 국화꽃 웃자란 눈썹을 가위로 잘랐다
    오후에는 지난여름 마루 끝에 다녀간 사슴벌레에게 엽서를 써서 보내고
    고장 난 감나무를 고쳐주러 온 의원에게 감나무 그늘의 수리도 부탁하였다
    추녀 끝으로 줄지어 스며드는 기러기 일흔세 마리까지 세다가 그만두었다
    저녁이 부엌으로 사무치게 왔으나 불빛 죽이고 두어 가지 찬에다 밥을 먹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것 말고 무엇이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


    머리가 자랄수록 선한 것들이 진부해졌다 금지된 지역에 몰래 숨어든 날 나는 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고개를 살짝 비틀었을 뿐인데 두 발은 외길을 벗어난지 오래였다 비스듬한 보폭 사이로 강렬한 세계들이 빛처럼 쏟아졌다 

    ㅡ눈이 부시다, 다음은 보이지 않아.
    사방의 탈출구는 벽이 되었고 나는 다시 섬이 되었다

     

     

     

    오늘은 산에 오르는데 무덥고, 힘이 들었습니다

    산은 언제나 힘들지만,

    오늘은 끈적한 액체가 쉼없이 흘렀습니다

     

    평안한 저녁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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