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농돌이 2017. 5. 22. 21:13

삶이 외롭다는 것은, 세상과 단절했다고 표현해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경이로운 풍경에 서면 다시 되묻곤 합니다

 

그 풍경을 그냥 보거나, 내 기분으로 삼키지는 말라

마음이 가는 곳으로 나도 가련다

 

많은 구속과 차별을 초월한 공간이 있다

설악은 그런 곳이다

 

공간과 사랑, 내가 함께 하는 곳이다

 

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아득한 성자/  조오현(오현스님)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별로 놀라운 것이 없는 나이가 되었다

 

그래도 감동은 있다

 

내일도 내 심장에 단순한 박동이 아니라,

 

울림이 있기를 기대한다

 

가능하면 시인의 영감이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