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영혼을 위하여/고정희

농돌이 2017. 5. 27. 22:06

상한 영혼을 위하여/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에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2017년 소백산 철쭉축제에 다녀옵니다

길게, 오래 걸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붉은 철쭉을 보면서 행복했습니다

 

세상처럼 내가 떠들면 메아리가 되어서 돌아오는 곳,

산 입니다

 

오늘은 세상을 잊고,

노래하고 왔습니다

 

얼마 지나면 들려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