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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등燈 / 성선경삶 2022. 11. 15. 22:06
등불, 등燈 / 성선경
우리집 골목에는 가로등을 끄는 요정이 있어
아침 신문이 배달될 때쯤이면
찰칵, 가로등을 끄지
내가 막 저녁 식사를 끝내고
옥상에 올라 별점을 치는 순간
찰칵, 가로등을 켜듯이
나는 늘 가로등을 켜는 요정을 기다렸으나
늘 내가 잠시 넔을 놓은 시간에 다녀가지
살면서 우리가 늘 세상이 어두워 길을 잃었을 때
무릎을 꿇고 등불을 켜는 요정이 나타나기를 빌지
그때마다 어디선가 등불을 켜는 요정이 나타나
반짝, 하고
우리 앞에 환한 등불을 켜고는
그림자도 없이 요정은 사라지지
그래서 나는 늘 요정의 그림자도 볼 수 없지만
저 환한 등불이 요정의 그림자라 생각하지
내 그림자와 요정의 그림자는 서로 달라
내 그림자는 어둡고 요정의 그림자는 밝지
오늘 아침에도 그래.
내가 아침잠을 털고 일어나
테라스로 나가 기지개를 켜고 하품을 할 때
잠시 내가 한눈을 팔았다 싶을 때
찰칵, 가로등을 끄는 요정이 다녀갔지.
창문 너머에 여름비 옵니다
걸어오면서 욕심이란 것을 생각해봅니다
그것이 우리를 지치고, 절망하게 하지만
욕심은 누구의 것일까요?
하루을 살면서, 참 좋다
참 행복하다
표현을 못합니다
비가 내리니 제 마음이 씻기어 갑니다
물론
갑작스런 천둥과 동반했으니 뭐,,,
행복은 제 생각보다 너무 가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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