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 이정하 -

농돌이 2014. 3. 25. 23:23
       
꽃    잎 /  이 정하

그대들 영원히 간직하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은

어쩌면 그대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
쓸데없는 집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는 그 마음마저 버려야
비로소 그대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음을.
사랑은 그대를 내게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훌훌 털어버리는 것임을,
오늘 아침 맑게 피어나는 채송화 꽃잎을 보고
나는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꽃잎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은
햇살을 받치고 떠 있는 자줏빛 모양새가 아니라
자신을 통해 씨앗을 잉태하는,
그리하여 씨앗이 영글면 훌훌 자신을 털어버리는
그 헌신 때문이 아닐까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비를 맞으며-이영균-  (0) 2014.03.27
봄 길 -정호승 -  (0) 2014.03.26
들풀-류시화  (2) 2014.03.25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도종환  (0) 2014.03.23
들꽃을 좋아하는 이유-윤보영  (0) 2014.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