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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 길 -정호승 -
    2014. 3. 26. 06:54

     

        봄 길       
                      - 정호승 -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이른 새벽에 봄 비 소리에 잠을 깨었습니다

    아파트 배란다로 물흐르는 소리가 좋습니다

    모두에게 꿈결로 인도하는 시냇물 소리겠죠?

     

    어제 퇴근길에

    답답한 마음으로 초등학교 모교에 들렸습니다

    제가 심은 은행나무도, 저희 동네 부잣집 마당에 자라던 향나무도 모두 그대로였습니다

    다른 것은 나무들의 크기가 커졌고, 저의 마음이 그 시절에 비하여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 였습니다

     

    모두 떠난 운동장 벤치에 앉아서

    물 한잔을 마시면서

    흘러온 궤적을 또한 그려보았습니다

     

    무엇을 잊고 사는지?

     

    저에게 가장 소중한것은 무엇인지?

     

    한가지,

    제가 깨달은 것은 그동안 너무 성과에 집착하고 살았다는 것 입니다

    보이는 것에 집착하여,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함을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봄 비가 내리는 새벽,

    잠시 카메라를 메고 나갔습니다

    여긴 시골이라서 조금만 움직이면 봄과 접할 수 있거든요?

     

    산수유가 빗속에서 꽃을 피웠네요

    한참을 바라보다가 들어왔습니다

    이른 첫 새벽에,

    만나는 순수, 그 자체였습니다

     

    오늘도 생명의 아침을 맞으며, 다짐합니다

    이 봄 비 속에 오는 꽃들처럼 좀 더 순수하자

    그리고,

    그 꽃들이 무엇을 목적으로 꽃을 피우지 않듯이

    나도,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것에 삶에 무게를 두자고 말입니다

     

    생명이 있음에 더욱 아름다운 새벽입니다

    저의 자은 공간을 방문하시는 모든 이들에게

    새벽의 청청함과 기운을 전합니다

     

    행복한 아침 맞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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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