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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하면 생각나는 시!
    2015. 9. 10. 22:09

    가을 오후 / 도종환

     

    고개를 넘어오니

    가을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흙빛 산벚나무 이파리를 따서 골짜기 물에

    던지며 서있었다.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느냐는 내 말에

    가을은 시든 국화 빛 얼굴을 하고

    입가로만 살짝 웃었다

    웃는 낯빛이 쓸쓸하여

    풍격은 안단테 안단테로 울고

    나는 가만히 가을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서늘해진 손으로 내 볼을 만지다

    내 품에 머리를 기대오는 가을의 어깨 위에

    나는 들고 있던 겉옷을 덮어주었다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도 알고 있었다

    늦은 가을 오후

     

     

    가을에 아름다운 것들 / 정유찬

     

    가을엔

    너른 들판을 가로질러

    노을 지는 곳으로

    어둠이 오기 전까지

    천천히 걸어  보리라


    아무도 오지 않는

     그늘진 구석 벤치에

    어둠이 오고 가로등이 켜지면

    그리움과 서러움이

    노랗게 밀려 오기도 하고


    단풍이

    산기슭을 물들이면

    붉어진 가슴은

    쿵쿵 소리를 내며

    고독 같은 설렘이 번지겠지


    아, 가을이여!

    낙엽이 쏟아지고 철새가 떠나며

    슬픈 허전함이 가득한 계절일지라도

    네게서 묻어오는 느낌은

    온통 아름다운 것들뿐이네

     

     

    가을 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 부는 저녁 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ㅇ낳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가을바람 / 이해인


    숲과 바다를 흔들다가

    이제는 내 안에 들어와

    나를 깨우는 바람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놓고 햇빛과 손잡는

    눈부신 바람이 있어 가을을 사네


    바람이 싣고 오는  쓸쓸함으로

    나를 길들이면 가까운 이들과의

    눈물겨운 이별도 견뎌낼 수 있으리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사랑과 기도의

     아름다운 말 향기로운 말

    깊이 접어두고

    침묵으로 침묵으로

    나를 내려가게 하는 가을바람이여


    하늘길에 떠가는 한 조각구름처럼

    아무 매인 곳 없이 내가 님을 뵈옵도록

    끝까지 나를 밀어내는

    바람이 있어 나는 홀로 가도

    외롭지 않네

     

    홍성군 서부면 궁리 포구의 일몰입니다

    지나다가 코스모스가 가득 핀 도로변에 차를 세웠습니다

    천천히 내려 퍼지는 노을을 받으러 바다로 갔습니다

    집으로 돌아간 바다는 고요합니다

    가을빛을 가득 내립니다

     

    내 영혼에도 평화가 가득 내리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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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