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의 노래(신경림)

농돌이 2013. 10. 17. 07:16

가난한 사랑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도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렷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행복하 하루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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