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신 시인 3

용봉산 봄 손님들,,,!

그때가 가장 슬프다/ 황경신 뭔가가 시작되고 뭔가가 끝난다 시작은 대체로 알겠는데 끝은 대체로 모른다 끝났구나, 했는데 또 시작되기도 하고 끝이 아니구나, 했는데 그게 끝일 수도 있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아, 그게 정말 끝이었구나 알게 될 때도 있다 그때가 가장 슬프다. 몇 일 전에 눈으로 덮혔던 용봉산에 봄이 왔습니다 양지바른 곳에 진달래, 산수유, 생강나무, 오리나무, 갯버들이 피었습니다 매년 시간이 되면 찿아보는 진객들이고, 첫 손님이라서 더욱 귀해 보입니다

2018.03.18

거리 .. 황경신

거리 .. 황경신 당신과 나 사이에 거리가 있어야 당신과 나 사이로 바람이 분다 당신과 나 사이에 창문이 있어야 당신과 내가 눈빛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다 어느 한 쪽이 창밖에 서 있어야 한다면 그 사람은 나였으면 당신은 그저 다정한 불빛 아래서 행복해라 따뜻해라 가끔은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 오늘은, 양지 바른 용봉산 자락에 앉아 들녁도, 고향집도,,, 그리고, 복잡한 척하는 세상도 바라보았습니다 봄 입니다,,,!

2018.03.17

섬 / 황경신

섬 / 황경신 나는 그대를 위하여 섬이 되었으니 그대가 부르지 못한 노래들과 그대가 이르지 못한 길들이 다 여기 있으니 이른 아침의 반짝이는 물결과 늦은 저녁의 차오르는 달빛이 다 이곳에 있으니 언제까지나 기다리는 마음도 날이 갈수록 푸르러지는 기억도 다 내안에 있으니 오는 길 가는 길 마음에 벅차 걸음을 멈추거나 돌리거나 재촉하여도 나는 그대를 위한 하나의 섬이니 아무 데도 닿지 않고 이렇게 흔들리고 있으니 봄 비 내리는 아침, 따스한 마음을 담아 바라봅니다

2018.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