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백월산 2

저녁노을 / 도종환

저녁노을 / 도종환 당신도 저물고 있습니까 산마루에 허리를 기대고 앉아 저녁해가 천천히 숨을 고르고 있는 동안 뿜어져 나오는 해의 입김이 선홍빛 노을로 번져가는 광활한 하늘을 봅니다 당신도 물들고 있습니까 저를 물들이고 고생대의 단층 같은 구름의 물결을 물들이고 가을산을 물들이고 느티나무 잎을 물들이는 게 저무는 해의 손길이라는 걸 알겠습니다 구름의 얼굴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노을처럼 나는 내 시가 당신의 얼굴 한쪽을 물들이기를 바랐습니다 나는 내 노래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당신을 물들이고 사라지는 저녁노을이기를, 내 눈빛이 한 번만 더 당신의 마음을 흔드는 저녁 종소리이길 소망했습니다 시가 끝나면 곧 어둠이 밀려오고 그러면 그 시는 내 최후의 시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내 시집은 그때마다..

2022.06.14

나는 세상을 바라본다 / 루돌프 슈타이너

나는 세상을 바라본다 / 루돌프 슈타이너 나는 세상을 바라본다. 그 안에는 태양이 비치고 있고 그 안에는 별들이 빛나며 그 안에는 돌들이 놓여져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식물들이 생기 있게 자라고 있고 동물들이 사이 좋게 거닐고 있고 바로 그 안에 인간이 생명을 갖고 살고 있다. 나는 영혼을 바라본다. 그 안에는 신의 정신이 빛나고 있다. 그것은 태양과 영혼의 빛 속에서, 세상 공간에서, 저기 저 바깥에도 그리고 영혼 깊은 곳 내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그 신의 정신에게 나를 향할 수 있기를,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힘과 축복이 나의 깊은 내부에서 자라나기를. ------- 슈타이너학교에서는 매일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시를 낭송한다고 합니다. (홍성 백월산 일몰)

2014.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