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8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물 속에는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하늘에는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그리고 내 안에는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내 안에 있는 이여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그대가 곁에 있어도나는 그대가 그립다. 난 널 만나기 위해 이번 생에 태어닜다. 그러나 내 생활비는 내가 전부 대줘야야만 하겠다. 웃어봅니다 삶에대하여,,, 그래도 소나기가 내려야 무지개가 뜹니다. 뜨거워지니 갑자기 텐션이 강해지고 잡초와 싸우다 보니 전투력도 강해집니다 그래도 삶의여행길에서 바라봅니다 꿈도 꿉니다 제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바라보는 상상 입니다

2025.06.10

그에게 묻는다 / 천양희

그에게 묻는다 / 천양희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은 늘 같은데 하늘은 볼 때마다 다르다 하겠는지요 서울살이 삽십 년 동안 나는 늘 같은데 서울은 볼 때마다 다르다 하겠는지요 길에는 건널목이 있고 나무에는 마디가 있다지요? 산천어는 산속 맑은 계곡에 살고 눈먼 새는 죽을 때 한번 눈뜨고 죽는다지요? 동박새는 동백꽃에서만 살고 기린초는 척박한 곳에서만 산다지요? 귀한 진주는 보잘것없는 조개에서 나오고 아름다운 구슬은 거친 옥돌에서 나온다지요?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고 모든 문제는 답이 있다지요? 사는 것이 왠지 슬픈 생각이 든다고 하겠는지요 슬픔을 가질 수 있어 내가 기쁘다고 하겠는지요 이른 새벽의 대관령,,,, 저는 붉은 빛이 오는 곳으로 바라봅니다 긴 호흡처럼 깊게, 깊게 마시는 공기가 기도를 타고 흐르는..

2022.02.21

그때는 몰랐습니다 / 김현태

그때는 몰랐습니다 / 김현태 이마에 막 꽃 피기 시작한 여드름 하나 그것이 아픔의 시작인 줄 몰랐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소국 한 송이 필 즈음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 한다는 사실도 차마 몰랐습니다 하나, 둘 여드름이 이마의 벌판을 지나 눈썹타고 급기야 얼굴 전체에 붉은 꽃밭으로 만발할 때 내 얼굴 속에 또 다른 얼굴이 존재함을 그리하여 가슴 벅차고 때론 젊은 날의 호흡이 서럽도록 느슨해 지고 나약해 짐을 또 그리하여 내가 나를 미워하고 내가 차라리 하염없이 무너지고 있음을 그때는 차마 몰랐습니다 어디서 부터 시작된 지도 모르는 작은 불씨 하나가 내 생의 전부를 무너뜨리고 마는 자꾸만 자꾸만 피어오르는 그 열병이 내가 이 세상에 살아가는 이유가 될 거라고 그때는 정말, 까막득히 몰랐던 것입니다 백신 3차 ..

2021.12.18

새벽을 여는 글

^새벽을 여는 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 보면 비극이다. 희극이든 비극이든 실상을 알고 보면, 사람 사는 것이 거의 비슷합니다. 나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나와 똑같은 외로움속에서 몸부림을 칩니다. 남과 비교하면, 다 내것이 작아 보인답니다. 나에게만 아픔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상을 들어가 보면, 누구에게나 아픔이 있습니다. 비교해서 불행하지 말고, 내게 있는것으로 기뻐하고, 감사하는 것은 어떨까요. 인생은 희극처럼 살아도 짧은 시간입니다. 감사는 천국이요 비교는 지옥입니다. 『찰리체프린의 명언中』 새벽 / 이양우 새벽은 참으로 깨끗하다... 허물 한 점 없이 맑은 얼굴로 어제의 과욕을 털어내고 그 지루한 거리를 달려서 깨어있을 자들을 위해 조용히 문을 열고 닭의 홰치는 소리를 귀에 담는..

2021.01.31

2021년 첫 산행

아침 기도 / 유안진 아침마다 눈썹 위에 서리 내린 이마를 낮춰 어제 처럼 빕니다. 살아봐도 별수없는 세상일지라도 무책이 상책인 세상일지라도 아주 등 돌리지 않고 반만 등 돌려 군침도 삼켜가며 그래서 더러 용서도 빌어가며 하늘로 머리 둔 이유도 잊지 않아가며 신도 천사도 아닌 사람으로 가장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따라 울고 웃어가며 늘 용서 구할 꺼리를 가진 인간으로 남고 싶습니다. 너무들 당당한 틈에 끼여 있어 늘 미안한 자격 미달자로 송구스러워하며 살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도 간절히 2021년을 기도드렸습니다

2021.01.02

태백산 여명

새벽에 / 마종하 찬 공기를 빨아 마시고 손끝까지 취하는 물을 마시니 저 잠겨 있는 숲의 침묵을 이해하겠다. 새벽 햇빛 속에서 비어가는 나의 즐거움. 숲길에 서면 흐린 눈은 안으로 밝아진다. 침묵의 때가 빠지고 저마다 희게 뿜어내는 입김. 그래도 뜨거움은 있는 거야. 골병 든 이의 피가 조금씩 풀어지는 때, 눈물은 부풀어 빛난다. 깃발들이 젖은 기둥에 걸려 있고 바람은 가슴 깊이 고인다. 숨어서 바라는 이들의 꿈. 긴 시간의 매듭 끝에 풀려 나오는 자유. 봄날의 햇살 속에서 나의 침묵은 밝아간다. 저마다의 삶에는 스스로 되돌아보는 시간이 있다. 무슨 일이 있었으며 왜 그러한 일이 발생했는가? 지나간 시간 속에서 나는 어디에 있었으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 과거부터의 많은 내 모습이 지금 나와 함께 있..

2020.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