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랭이꽃 - 류시화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가뭄에 피어난 엉겅키꽃, 겔3) 가끔은 이유없는 일탈이 여행이란 이름으로 변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리고 일탈을 꿈꾼다 우리는 모른다 내가 남에게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내 기준인 것을,,, 우리는 누구에게 인정받기를 원하지만 그것도 그의 기준일 것이다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우리는 아마도 인식하지 못하였을까? 오늘 폭염가운데 길을 걸으며 이런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