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리렸으리리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을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가을이 되었나 봅니다 , 서해안 꽃게가 생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삶에 기쁨만이 있으면 밋밋하겠지만, 많이 아픈 날이 있습니다 시인께서는 어떤 생각인지는 잘 모르나, 무척 슬픈 마음을 표현한 인상적인 시로 느낍니다 삶의 주체를 꽃게와 일치시킨 시로 느낍니다 행복한 하루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