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준시인 5

떡국 한 그릇 / 박남준

떡국 한 그릇 / 박남준 섣달 그믐 어머니의 한숨처럼 눈발은 그치지 않고 대목장이 섰다는 면소재지로 어머니는 돈 몇 푼 쥐어 들고 집을 나서셨다 사고 싶은 것이야 많았겠지요, 가슴 아팠겠지요 섣달 그믐 대목장날 푸줏간도 큰 상점도 먼 발치로 구경하고 사과며 동태 둬 마리 대목장을 봐오시네 집에 다들 있는 것인디 돈 들일 것 있느냐고 못난 아들 눈치보며 두부전, 명태전을 부치신다 큰형이 내려오면 맛 보이신다고 땅 속에 묻어 뒀던 감을 내어 오시고 밤도 내어 오신다. 배도 내어 오신다 형님의 방에는 뜨근뜨근 불이 지펴지고 이불 호청도 빨아서 곱게 풀을 멕이셨다 이번 설에는 내려 오것제 토방 앞 처마끝에 불을 걸어 밝히시고 오는 잠 쫓으시며 떡대를 곱게 써신다 늬 형은 떡국을 참 잘 먹었어야 지나는 바람소리 ..

음식 2020.02.20

상사화와 우주론 / 박남준

상사화와 우주론/박남준 크고 높고 화려한 것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의 조화로움에 다 쓰임이 있는 것이다 태양과 행성과 거기 위성이 존재하며 별들의 우주가 반짝이듯이 어제도 보이지 않았다 오늘 솟아오른 것들 이 삼복 더위에 꽃과 잎이 끝내 이름처럼 만날 수 없는 숙명이라지만 때가 되어 이윽고 꽃대를 밀어 올리는 묵묵하고 꿋꿋한 생의 자세 이토록 비상하는 일상이 따로 있을까 눈 들어보면, 귀 기울여보면, 그대 안에, 그대의 문 밖에 내 안에, 내 마음의 멀고 가까운 눈앞 펼쳐져 있는 저 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것이 자유인입니다 나로부터의 자유,,, 남으로부터의 자유,,, 스스로 매여있기로부터의 자유인,,,!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지름길 입니다 -- 문화영의 무심 중에서 --

2019.09.22

울릉도 저동항

산 / 박남준 가지 않아도 너는 있고 부르지 않아도 너는 있다 그리움아라면 세상의 그리움 네게 보낸다 기다림이라면 세상의 모든 기다림 나에게 남았다 너는 오지 않고 너는 보이지 않고 꿈마다 산맥처럼 뻗어 두 팔 벌려 달려오는 달려오는 너를 그린다 저동항 산책길,,, 팔자 죽입니다 \ 울릉도에 다녀오니 택배가 왔습니다 법성포에서,,, 박남준시인께서 책을 보냈습니다 깊은 시심은 모르지만, 읽으렵니다 구절초 피는 가을, 단풍드는 삶에 느낌표 하나 찍습니다

2017.09.28

박남준 시집

최대의 선물(박남준) 꽃이 피어나는 건 당신을 향한 내 사랑 때문이다 지금 별똥별이 반짝이는 건 이 밤 당신께 보내는 연분홍 편지를 전하려는 것이다 강물이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인생의 나침판 삼으라고 당신이 네게 보여주는 선물인 것이다 몸이 불편해서 산에 못가고 구들장을 지고 놀았다 그래도 무엇인가는 해야 밥값을 하는 것! 박 시인의 책을 읽으면서,,,, 해설과 작가의 연보도 재미있습니다

2012.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