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젊음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치열하고, 감내하기 어렵다는 것이 아닐까? 그 봄을 추억해 봅니다 또 다시 희미해진 옛사랑의 그림자/ 최영미 불꺼진 방마다 머뭇거리며, 거울은 주름살 새로 만들고 멀리 있어도 비릿한, 냄새를 맡는다 기지개 켜는 정충들 발아하는 새싹의 비명 무덤가의 흙들도 어깨 들썩이고 춤추며 절뚝거리며 4월은 깨어난다 더러워도 물이라고, 한강은 아침해 맞받아 반짝이고 요한 슈트라우스 왈츠가 짧게 울려퍼진 다음 9시 뉴스에선 넥타이를 맨 신사들이 침통한 얼굴로 귀엣말을 나누고 청년들은 하나 둘 머리띠를 묶는다 그때였지 저 혼자 돌아다니다 지친 바람 하나 만나는 가슴마다 들쑤시며 거리는 초저녁부터 술렁였지 발기한 눈알들로 술집은 거품 일듯 부글부글 취기가 욕망으로 발효하는 시간 밤공기 더 축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