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시 5

서산 해미향교의 가을

오래된 가을 / 천양희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 새벽 강에 나가 홀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 한 잎 낙엽같이 버림받은 기분에 젖은 적이 있는가 ​ 바람 속에 오래 서 있어 본 적이 있는가 ​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있는가 ​ 증오보다 사랑이 조금 더 아프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그런 날이 있는가 ​ 가을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보라, 추억을 통해 우리는 지나간다 아픔없이 살아온 삶이 없듯이 아쉬움도 곳곳에 많습니다 낙엽의 바스락 소리에 시간이 가고, 늦가을 임을 느낍니다 시간은 많은 것을 무디고, 덤덤하게 합니다 만추의 풍경을 걸으며 생각해봅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사람의 간절한 기도는 무엇일까요? 훌훌 벗어 버리..

2023.11.14

만추 / 나태주

만추 / 나태주 돌아보니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사랑했던 날들 좋아했던 날들 웃으며 좋은 말 나누었던 날들만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 등 뒤에서 펄럭, 또 하나 나뭇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오늘은 제 28돐을 맞는 농업인의 날 입니다 농업이 국민 경제의 바탕임을 국민에게 인식시키고 농업인의 자부심을 키우며 그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한 날로 제정한 목적 입니다 식량 자급율 20%에 못미치는 나라에서,,,, 기후 위기와 전쟁 등의 엄청난 위기에서,,,, 먹거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흙을 지키고 생명을 가꾸시는 농업인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아내의 수고와 가족의 협력으로 2일간의 김장을 마쳤습니다 깊어 가는 가을, 물안개 피어 오르고, 추워지는 날씨입니다 내일보다 오늘이 더 행복하십시요

2023.11.11

오늘 너를 만나 / 나태주

오늘 너를 만나 / 나태주 가다가 멈추면 그 곳이 끝이고 가다가 만나면 그 곳이 시작이다 오늘도 나 가다가 다리 아프게 가다가 멈춘 자리 그 곳에서 너를 만났지 뭐냐 너르 만나서 나 오늘 얼마나 좋았는지 행복했는지 사람들은 모를 거다 하늘 높고 푸른 가을 하늘만이 알 것이다 이 늦가을의 길 어디에선가, 주저앉아 쉬고 싶었습니다 침엽수 단풍처럼 바람에 실려서 사방으로 떠나도록,,, 누군가와 이 숲길을 함께 걸었고, 다음, 봄을 기다립니다

2022.11.12

갈대를 위하여 / 강은교

갈대를 위하여 / 강은교 아마 네가 흔들리는 건 하늘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키 큰 바람이 저 쪽에서 걸어올 때 있는 힘 다해 흔들리는 너 연분홍 살껍질을 터뜨린 사랑 하나 주홍빛 손을 내밀고 뛰어오는 구나 흔들리면서 그러나 결코 쓰러지지는 않으면서 흔들리면서 그러나 결코 끝나지는 않으면서 아, 가장 아름다운 수풀을 살 밑, 피 밑으로 들고 오는 너 아마 네가 흔들리는 건 흔들리며 출렁이는 건 지금 마악 사랑이 분홍빛 손을 내밀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나간 사람, 떠난 사랑에 가슴 아픈건, 아직 놓아버리지 못함인가 ! 이젠, 고맙다고, 감사했노라고 말하면서 그만 보내야 한다 산골 모퉁이에 앉아 기억의 모퉁이를 걸어본다

2018.11.26

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 이 해인

나 그대에게 고운 향기가 되리라 / 이 해인 초승달이 노니는 호수로 사랑하는 이여! 함께 가자 찰랑이는 물결위에 사무쳤던 그리움 던져두고 꽃내음 번져오는 전원의 초록에 조그만 초가 짓고 호롱불 밝혀 사랑꽃을 피워보자구나 거기 고요히 평안의 날개를 펴고 동이 트는 아침 햇살타고 울어주는 방울새 노래 기쁨의 이슬로 내리는 소리를 듣자구나 사랑하는 이여! 일어나 함께 가자 착한 마음 한아름 가득 안고서 나 그대에게 황혼의 아름다운 만추의 날까지 빛나는 가을의 고운 향기가 되리라 너에게 / 정호승 가을비 오는 날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너의 빈손을 잡고 가을비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나는 한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

2017.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