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모른다 - 최영미그리하여 이 시대 나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창자를 뒤집어 보여줘야 하나, 나도 너처럼 썩었다고적당히 시커멓고 적당히 순결하다고버티어온 세월의 굽이만큼 마디마디 꼬여 있다고그러나 심장 한귀퉁은 제법 시퍼렇게 뛰고 있다고동맥에서 흐르는 피만큼은 세상 모르게 깨끗하다고은근히 힘을 줘서 이야기해야 하나살아남은 자의 슬픔을나도 충분히 부끄러워야 할 줄 안다고그때마다 믿어 달라고, 네 손을 내 가슴에 얹어줘야 하나내게 일어난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두 팔과 두 다리는 악마처럼 튼튼하다고그처럼 여러번 곱씹은 치욕과, 치욕 뒤의 입가심 같은 위로와자위 끝의 허망한 한모금 니코틴 깊은 맛을어떻게 너에게 말해야 하나양치질 할때마다 곰삭은 가래를 뱉어 낸다고상처가 치통처럼,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