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금산 /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서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1 - 정끝별 해설 - 믿음사 돌 속에 묻힌 한 여자의 사랑을 따라 한 남자가 돌 속에 들 어간다면, 그들은 돌의 연인이고 돌의 사랑에 빠졌음에 틀림 없다. 그 돌 속에는 불이 있고 목마름이 있고 소금이 있고 무 심(無心)이 있고 산 같은 숙명이 있었을 터. 팔다리가 하나로 엉킨 그 돌의 형상을 '사랑의 끔찍한 포옹'이라 부를 수 있을 까? 그런데 왜 한 여자는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났을까. 어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