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날개를 접으면서 / 고은영 인생아 인제 그만 아프자. 너무 힘들어 지치면 어찌하느냐 ? 더러는 기억의 눈금으로 망각의 봇짐을 싸고 지금쯤 황혼 서녘에 떼 지어 무리로 나는 기러기 따라 이사를 떠날 지어다. 사랑아 미워하지 않으마. 달아나지 마라. 달이 차 기운다 하면 너를 그리워한들 소용없는 짓 갈잎에 혼돈하던 서러운 이별쯤은 덤덤하게 보내기도 하며 눈물의 흔적마다 맑아 우울한 거문고 애끓는 노래하면 눈물아 그만 날 놓아다오. 이제 되었다. 거식증에 걸려 자주 너에 배가 부르면 고칠 수 없는 중병이 든단다. 무거운 소식이 많은 저녁입니다 내일은 소풍가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