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사진 7

생각이란 무엇인가?

생각이란 무엇인가? 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 죽음이 삶을 껴안은 채 한 죽음을 받는 것을 끝까지 사절하다가 죽음은 인기척을 듣고 저만큼 가서 뒤를 돌아다본다 보는 것은 낮아서 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 아무리 돌을 던져도 죽음에 맞지 않는다 겨울 문의여 눈이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 고은 : 문의마을에 가서 --- 오늘 어느 포털을 보니 말을 바꾸는 것을 보았다 인간의 기억이 부실하지는 않은데 몇 일 전에 기억과 다른 것인가? 삶의 어디까지가 실재이란 말인가 내 삶 안으로 들어와서 ,,, 눈을 덮어 본다

2016.12.30

경청 / 정현종

경청 / 정현종 불행의 대부분은 경청할 줄 몰라서 그렇게 되는 듯. 비극의 대부분은 경청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듯. 아, 오늘처럼 경청이 필요한 때는 없는 듯. 대통령이든 신(神)이든 어른이든 애이든 아저씨든 아줌마든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 세상이 조금은 좋아질 듯. 모든 귀가 막혀 있어 우리의 행성은 캄캄하고 기가 막혀 죽어가고 있는 듯. 그게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제 이를 닦는 소리라고 하더라도, 그걸 경청할 때 지평선과 우주를 관통하는 한 고요 속에 세계는 행여나 한 송이 꽃 필 듯.

2016.02.12

홀로서기 1 / 서정윤(용봉산에 눈꽃 피던 날!)

홀로서기 1 / 서정윤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1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2 홀로 선다는 건 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자신을 옭아맨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 그래도 멀리, 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 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 나의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 홀로 살아간다는 걸 한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 나는 또다시 쓰러져 있었다. 3 지우고 싶다 이 표정 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 아무도 나의 아..

2015.12.23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나무 그늘에 앉아나뭇잎 사링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나무 그늘에 앉아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날 저녁,잘며시 나가서  담아보았습니다 행복한 한 주간 되세요!!

2015.12.14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사랑이란.... 오래 갈수록 처음처럼 그렇게 짜릿짜릿한게 아니라 그냥 무덤덤해지면서 그윽해지는거야 아무리 좋은 향기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면 그건 지독한 냄새야 살짝 사라져야만 진정한 향기야 사랑도 그와 같은거야 사랑도 오래되면 평생을 같이하는 친구처럼 어떤 우정 같은게 생기는거야 - 정호승 시인 '연인' -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링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

2015.11.27

새벽에 눈 구경합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밤 새 소복히 내린 눈을 봅니다 창 밖으로 쌓인 눈이 평화롭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아파트 공원으로 나가서 몇 장 담아 보았습니다 아무도 밟지않은 길을 걸어보는 기분도 매우 좋습니다 행복한 아침 맞이하세요 겨울 나무 / 이정하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되어 어지럽다. 따라 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은 아니었으리. 붙잡기로 하면 붙잡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을 식힐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이 식어서도 아니다. 잎잎이 그리움 떨구고 속살 보이는 게 무슨 부끄러움이 되랴. 무슨 죄가 되겠느냐. 지금 내 안에는 그대보다 더 큰 사랑 그대보다 더 소중한 또 하나의 그대가 푸르디 푸르게 새움을 ..

2014.12.13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 류시화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 / 류시화 너였구나 나무 뒤에 숨어 있던 것이 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슬픔, 너였구나 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이 겨울숲을 떠나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를 깨우고 말았구나 내가 탄 말도 놀라서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숲 사이 작은 강물도 울음을 죽이고 잎들은 낮은 곳으로 모인다 여기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또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한때 이곳에 울려퍼지던 메아리의 주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무들 사이를 오가는 흰새의 날개들 같던 그 눈부심은 박수치며 날아오르던 그 세월들은 너였구나 이 길 처음부터 나를 따라오던 것이 서리 묻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까마귀처럼 놀라게 하는 것이 너였구나 나는 그냥 지나가려 했었다 ..

2014.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