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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을 맞습니다
    2021. 7. 31. 16:23

    8월에는 / 최홍윤

     

    봄날에
    서늘하게 타던 농심이 이제
    팔 부 능선을 넘어서고 있다
    된더위 만나 허우적거리지만
    기찻길 옆엔 선홍빛 옥수수
    간이역에 넉넉히 핀 백일홍
    모두가 꿈을 이루는 8월이다.

     

    숨가쁘게 달려온
    또 한 해의 지난 날들
    앳되게 보이던
    저어새의 부리도 검어지는데
    홀로 안간힘으로 세월이 멈추는가


    목백일홍 꽃이 피고
    풀벌레 소리 맑아지면은 여름은 금새
    빛바랜 추억의 한 페이지로 넘어가고 마는 것
    우리가 허겁지겁 사는 동안
    오곡백과는 저마다 숨은 자리에서
    이슬과 볕, 바람으로 살을 붙이고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단지, 그 은공을 모르고
    비를 나무라며 바람을 탓했던 우리
    그리 먼 곳 보다는
    살아 있음에 고마울 뿐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가슴벅찬 일인데
    어디로 가고
    무엇이 되고 무슨 일 보다,


    8월에는 심장의 차분한 박동
    감사하는 마음 하나로 살아야겠다.

    시골집에 다녀오면서 논 길을 조금 걸어 보았습니다

    조생종 이른 벼가 출수를 하여 익어갑니다

    참 세월은 빠릅니다

    8월처럼 살고 싶다네 / 고은영

    친구여
    메마른 인생에 우울한 사랑도
    별 의미 없이 스쳐 지나는 길목
    화염 같은 더위 속에 약동하는 푸른 생명체들
    나는 초록의 숲을 응시한다네

    세상은 온통 초록
    이름도 없는 모든 것들이 한껏 푸른 수풀을 이루고
    환희에 젖어 떨리는 가슴으로 8월의 정수리에
    여름은 생명의 파장으로 흘러가고 있다네
    무성한 초록의 파고, 영산홍 줄지어 피었다

    친구여
    나의 운명이 거지발싸개 같아도
    지금은 살고 싶다네
    허무를 지향하는 시간도 8월엔
    사심 없는 꿈으로 피어 행복하나니
    저 하늘과 땡볕에 울어 젖히는 매미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속에 나의 명패는
    8월의 초록에서 한없이 펄럭인다네

    사랑이 내게 상처가 되어
    견고하게 닫아 건 가슴이 절로 풀리고
    8월의 신록에 나는 값없이 누리는
    순수와 더불어 잔잔한 위안을 얻나니
    희망의 울창한 노래들은 거덜난 청춘에
    어떤 고통이나 아픔의 사유도
    새로운 수혈로 희망을 써 내리고 의미를 더하나니

    친구여,
    나는 오직 8월처럼 살고 싶다네

     

    8월을 맞이합니다

    이 방에 오시는 많은 분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입추와 말복이 남아서, 폭염과 열대야의 끝 더위가 이어지겠죠!

    간간이 불어 오는 새벽의 상큼한 바람처럼 쉼도 있고,,,,   여유도 있는 한 달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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