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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오미자를 씻으며,,,,농부이야기 2014. 9. 3. 21:34
가을사랑 -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올해도 지리산에서 가을을 알리는 오미자가 왔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가을은 아닌가 봅니다
아내가 씻은 모습을 담았지요!
세상을 호령하고 싶은 사람이, 접고
산으로 가서 심고 가꿔주신 열매라서
더욱 저립니다
이 가을은 언제나 행복합니다
버리는 것
조금은 양보하는 것
그리고 자족하는 것
가을의 편지로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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