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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풀 / 류시화
    2017. 8. 24. 09:46

    들풀 /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 부르다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류시화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눈을 감고
    내 안에 앉아
    빈 자리에 그 반짝이는 물 출렁이는 걸
    바라봐야 할 시간

     

    ( 2016년 선운사에서 본 상사화 입니다)

     

    우리 사회가 온통 소비중독과 일 중독을 이야기 합니다

    더 좋은수는 없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중독을 벗어나는 것!

    과감하게 빠져나오는 것!

     

    행복이 아닐까?

     

    찬바람 부는 가을이 오면 풍요와 잠시의 엉뚱한 행복을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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