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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 / 류시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고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
노래 부르다
언제나 들풀처럼
무소유한 영혼으로 남으라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류시화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눈을 감고
내 안에 앉아
빈 자리에 그 반짝이는 물 출렁이는 걸
바라봐야 할 시간( 2016년 선운사에서 본 상사화 입니다)
우리 사회가 온통 소비중독과 일 중독을 이야기 합니다
더 좋은수는 없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중독을 벗어나는 것!
과감하게 빠져나오는 것!
행복이 아닐까?
찬바람 부는 가을이 오면 풍요와 잠시의 엉뚱한 행복을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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