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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완 전
김현승
더욱 분명을 듣기 위하여
우리는 눈을 감아야 하고,
더욱 또렷이 보기 위하여
우리는 우리의 숨을 죽인다
밤을 위하여
낮은 저 바다에서 설탕과 같이 밀물에 녹고,
아침을 맞기 위하여
밤은 그 아름다운 보석들을
아낌없이 바다에 던진다
죽은 사자의 가슴에다
사막의 벌떼는 단 꿈을 치고,
가장 약한 해골은
승리의 허리춤에서 패자의 이름을 빛낸다
모든 빛과 어둠은
모든 사랑과 미움은
그리고 친척과 원수까지도,
조각과 조각들은 서로이 부딪치며
커다란 하나의 음악이 되어,
우리의 불완전을 오히려 아름답게
노래하여 준다.
(충남 홍성 석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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