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발바닥이다 / 박노해

농돌이 2021. 10. 25. 15:03

사랑은 발바닥이다 / 박노해 

 

머리는 너무 빨리 돌아가고

생각은 너무 쉽게 뒤바뀌고

마음은 날씨보다 변덕스럽다

 

사람은 자신의 발이 그리로 가면

머리도 가슴도 함께 따라가지 않을 수 없으니

 

발바닥이 가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발바닥이 이어주는 대로 만나게 되고

그 인연에 따라 삶 또한 달라지리니

 

현장에 딛고 선 나의 발바닥

대지와 입맞춤하는 나의 발바닥

내 두 발에 찍힌 사랑의 입맞춤

그 영혼의 낙인이 바로 나이니

 

그리하여 우리 최후의 날

하늘은 단 한 가지만을 요구하리니

어디 너의 발바닥 사랑을 좀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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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쓸  것이 되어가는 삶에서  가을은 특별합니다

당장 의미가 있건 없건 멈추지도 못합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삶에서 더욱 멈출 수 없습니다

이런 날 말해준다면 두고두고 값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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