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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여름, 나를 위한 산행, 지리산,,,!
    2018. 8. 23. 22:20

     

    엄청남 폭염의 여름이 지나는가 보다

    말복이 지나니 찬바람 분다

    문득 지리산 가자는 아내의 말을 듣고 떠난다

     

     

    0, 집에서 03시에 출발, 중산리에 도착하여 산행 시작 07:40

    0, 아직은 덥고 습한데 산객들이 좀 있다,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산행하기로,,,

        중산리 - 칼바위 -장터복 - 제석봉-천왕봉-로타리대피소 - 순두류 - 중산리

    0, 산행시간 : 7시간30분(점심과 휴식 충분히)

     

    칼바위에는 아직 햇볕이 안들었습니다

    장터목으로 갑니다

     

     

    오랜 가뭄으로 폭포가 수량이 적습니다

    시원함은 어디 가겠습니까,,,,?

     

     

     

     

     

    노랑 물봉선이도 만개하였습니다

     

     

    장터목대피소 마당 식탁에 앉아 점심을 하고 쉽니다

    함께 종주하고, 밥을 먹던 추억도 이야기 합니다

     

    행복은 무지 무지하게 크지만 사소한 거랍니다,,,!

     

     

     

     

    제석봉으로  갑니다

     

     

     

     

    폭포에서 바라볼 때는 구름이 자욱하더니 간간이 파아란 하늘도 보이고

    바람도 조금은 불고,,,

     

    제석봉에서 나목들을 구경하기에는 최고입니다

     

     

     

     

     

    가을 / 함민복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빗소리가 귓가에 들리던 날
    잠가놓은 심장 안으로 당신이 다가섰습니다

    빗속으로
    당신을 보내고 싶었지만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걸 어찌하나요

    빗방울 소리 흘러내리던 밤
    당신은 개천되어
    당신의 마음이 흘러
    들었습니다

    어둠 속으로
    당신의 마음을
    떠나보내고 싶어지만

    떠나지 않고
    자꾸만 자꾸만
    내 옆을 서성거리고

    그래서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힘들게 잠이 들었습니다.

    당신은
    내가 잠든 사이에
    꿈속에라도
    다녀는 가셨나요?

    당신 생각에
    켜 둔 촛불이
    가을바람에 흔들리곤 합니다

    오늘도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 것 같습니다

     


     

     

     

     

     

     

    가을 편지 / 문정희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한 말

    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가을 편지 / 문정희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이 물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 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가을 편지 / 이성선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가고 있습니다.
    그 빈 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하므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멀리 천왕봉으로 가는 길이 펼쳐집니다

    옆으로는 운해가 끼고, 아름답습니다

     

     

    절벽 아래에도 운해가 피어 오릅니다

     

     

     

     

     

     

    통천문 위에서 바라본 능선입니다

     

     

    하늘 아래

    같은 시간도,

    같은 사람도,

    같은 풍경도 없습니다.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 황지우

     

    온몸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십삼 도

    영하 이십 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裸木)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 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 받은 몸으로, 벌 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오 도 영상 십삼 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피는 나무이다


     

     

     

     

     

    꽃이 진다고 해서 줄기가 시들지 않는다

    다시 몇 개의 계절을 견디고 나면 다음 꽃을 피워낸다

    어여뻗던 당신의 여린 사랑을 알듯,

    그보다 더 만개할 당신의 다음 사랑을 안다.

     

       -- 이정현, 함부로 설레는 마음 중 --

     

     

    아주 멀리 노고단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언제나 산님들에겐 로망인 종주길,,,!

     

     

    제석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이 펼쳐집니다

     

     

    살짝 가을빛이 머물고,,,!

    백무동과 인월까지 조망됩니다

     

     

    행복 / 허영만

    지리산에 오르는 자는 안다
    천왕봉에 올라서는
    천왕봉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천왕봉을 보려거든
    제석봉이나 중봉에서만
    또렷이 볼 수 있다는 것을
    세상 살아가는 이치도 매한가지여서
    오늘도 나는 모든 중심에서 한발 물러서
    순해진 귀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행복해 하고 있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한장을 얻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물 한모금과 간식을 먹고 하산합니다

     

     

     

    다시 지은 법계사 일주문,,,!

     

     

     

    봄도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어떤 계절이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 지금’ 이라는 것만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계절이 되는 게 아닐까요

     

      -- 이정현, 지금 이라는 계절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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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