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첫눈으로 오시면 / 박남준
당신이 첫눈으로 오시면
나는 손톱 끝에 봉숭아 꽃물 들이고서
첫눈 오시는 날 당신의 떠나가던 멀어가던 발자욱 하얀 눈길
에는 먼 기다림이 남아 노을 노을 졌습니다 붉게 타던 봉숭아
꽃물 손톱 끝에 매달려 이렇게 이렇게도 가물거리는데 당신
이 내게 오시며 새겨놓을 하얀 눈길 위 발자욱 어디쯤이어요
눈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첫눈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박남준 시집 <풀여치의 노래> 중에서...
봄이 와도 꽃이 전부 피지는 않습니다
저녁이 되어도 매일 달이 밝거나, 별이 모두 보이지는 않습니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나는 늘 맛있는 것을 찿습니다
삶에 중대한 결핍입니다
친구는 변산바람꽃 사진을 보냈습니다
봄의 순갑입니다
햇볕에 스스로 영롱한 순간에 지는 눈꽃을 기억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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