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망록 / 문정희

농돌이 2017. 2. 17. 21:44

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힌 눈과 칼바람이 함께 했던 덕유산,

 

구름이 있고,

 

파아란 하늘이 있고,

 

부질없는 그리움이 있었다

 

옹색하지만, 떠나가는 겨울이 아쉽다

 

 

모든 것이 훌쩍 지나간 이 겨울이

 

시골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느낌이 든다

 

 

남는 것도 없으니, 모자람도 없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