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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꽃!
    2016. 1. 24. 18:56

    눈꽃 아가 /  이해인

    1

    차갑고도 따스하게

    송이송이 시가 되어 내리는 눈

    눈나라의 흰 평화는 눈이 부셔라

     

    털어내면 그뿐

    다신 달라붙지 않는

    깨끗한 자유로움

     

    가볍게 쌓여서

    조용히 이루어내는

    무게와 깊이

     

    하얀 고집을 꺾고

    끝내는 녹아버릴 줄도 아는

    온유함이여

     

    나도 그런 사랑을 해야겠네

    그대가 하얀 눈사람으로

    나를 기다리는 눈나라에서

     

    하얗게 피어난 줄밖에 모르는

    눈꽃처럼 그렇게 단순하고

    순결한 사랑을 해야겠네

     

    2

    평생을 오들오들

    떨기만 해서 가여웠던

    해묵은 그리움도

    포근히 눈밭에 눕혀놓고

    하늘을 보고 싶네

     

    어느 날 내가

    지상의 모든 것과 작별하는 날도

    눈이 내리면 좋으리

     

    하얀 눈 속에 길게 누워

    오래도록 사랑했던

    신과 이웃을 위해

    이기심의 짠맛은 다 빠진

    맑고 투명한 물이 되어 흐를까

     

    녹지 않는 꿈들일랑 얼음으로 남기고

    누워서도 잠 못 드는

    하얀 침묵으로 깨어 있을까

     

    3

    첫눈 위에

    첫 그리움으로

    내가 써보는 네 이름

     

    맑고 순한 눈빛의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서 기침하며

    나를 내려다본다

     

    자꾸 쌓이는 눈 속에

    네 이름은 고이 묻히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무수히 피어나는 눈꽃 속에

     

    나 혼자 감당 못할

    사랑의 말들은

    내 가슴속으로 녹아 흐르고

    나는 그대로

    하얀 눈물이 되려는데

     

    누구에게도 말 못할

    한 방울의 피와 같은 아픔도

    눈밭에 다 쏟아놓고 가라

     

    부리 고운 저 분홍가슴의 새는

    자꾸 나를 재촉하고...... 

     

     

    눈꽃단상 /이해인

     

    차갑고도 따스하게

    송이 송이 시가 되어 내리는 눈

    눈나라의 흰 평화는 눈이 부셔라

     

    털어내면 그뿐

    다신 달라붙지 않는

    깨끗한 자유로움

    가볍게 쌓여서 조용히 이루어내는

    무게와 깊이

    하얀고집을 꺽고

    끝내는 녹아내릴 줄도 아는

    온유함이여

     

    나도 그런 사랑을 해야겠네

    그대가 하얀 누사람으로

    나를 기다리는 눈나라에서

    하얗게 피어날 줄 밖에 모르는

    눈꽃처럼 그렇게 단순하고

    순결한 사랑을 해야겟네

     

       

    눈꽃 노래 / 이해인

    산과 들에
    밤새 흰 눈이 많이 쌓이고
    내 마음엔
    시를 닮은 생각들이 많이 쌓이고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걸으니
    세상 사람 모두가
    흰 옷을 입은 눈사람으로
    나에게 걸어오네

    순간마다
    마음이 순결해지는 눈나라에선
    미운 사람 아무도 없고
    용서 못할 사람 아무도 없네

    햇빛에 녹아 사라질 때까진
    너도 나도
    그냥 웃으면 되지

     

    눈꽃 노래2 / 이해인

     

    포근하고

    순결하다

     

    수없이 잘못한

    인간의 죄를

    용서로 덮는

    하얀 눈

    송이송이

    끝도 없이 떨어지네

     

    울다가 웃다가

    꽃으로 기도로

    내리는 눈

     

    행복한 사람 되라고

    고요히 고요히

    함박눈으로 떨어지는

    하느님의 하얀 용서

     

     

    눈꽃 노래 3  /  이해인


    산과 들에

    밤새 흰 눈이 많이 쌓이고

    내 마음엔

    시를 닮은 생각들이 많이 쌓이고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걸으니

    세상 사람 모두가

    흰 옷을 입은 눈사람으로

    나에게 걸어오네


    순간마다

    마음이 순결해지는 눈나라에선

    미운 사람 아무도 없고

    용서 못할 사람 아무도 없네


    햇빛에 녹아 사라질 때까진

    너도 나도

    그냥 웃으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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