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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출, 겨울 산, 그리고 시
    2015. 1. 10. 09:00

     

    겨울 연가 .... 이해인

     

     함박 눈 펑 펑 내리는 날
    네가 있는 곳에도 눈이 오는지 궁금해
    창문을 열어 본다.

    너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쏟아지는 함박 눈이다.
    얼어 붙은 솜 사탕이다.

    와아!
    하루 종일 눈 꽃 속에 묻혀 가는
    나의 감탄사 !

    어찌 감당해야할지
    정말 모르겠다.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년 만의 폭설을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있는 젊은 심장을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  

     

    너를 만나고 싶다....   김재진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선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

    스스로 그어 둔 금 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거나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고
    너를 만나고 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 걸 녹여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 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
    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에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 못된 인간성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여 비틀거리거나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울기도 하는
    내 어리석음 그윽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너를 만나고 싶다

     

    또 한번의 기도 .... 김재진

      

    내가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를

    더 외롭게 하는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내가

    나를 그리워하는 그 누군가 에게

    떠올리기만 해도 다칠듯한

    아픔으로 맺히는 대상이 되지 않게 하소서

    순간을 머물다 세상과 멀어진다 해도

    눈물로 남는 것이 아니라 미소로 남으며

    내게 기대는 그 누군가에게

    그 자리에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고마운 존재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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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