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풍진 세상 / 허소라

농돌이 2023. 2. 20. 03:44

이 풍진 세상 / 허소라

우리가 굳이 떠밀지 않아도
겨울이 떠나고
우리가 굳이 손짓하지 않아도
봄은 이렇게 절룩이며 오는데
개나리 진달래 흐드러지게 피는데
그러나 그 어느 곳에도 구경꾼은 없더라
팔짱 낀 구경꾼은 없더라
지난 폭설이나 산불에도
온전히 죽지 못하고 썩지 못한 것들
마침표 없이 출렁이는 저 파도 속에
비로소 그 큰 눈을 감는데
아무도 구경꾼은 없더라
그때 우는 모두는
아우성이었으므로,
그 속의
골리앗이었으므로.

 

어제는 고향집에 가서, 어릴적에 놀던 실개천 뚝으로 산책을,,,,

많은 사람이 다니고, 경작하던 곳이

수풀이 무성하여 조금은 난감했다

 

길가의 큰 장송도 고목이 되어 썩어지며,

흙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

 

이곳에도 놀라운 기적이 선물처럼 찾아오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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