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 김옥남
안된다
그만
이제 더 이상
그만
모가지를 꺽어
붉게 지는 꽃
잊어야할
사랑이거든
아예
지워버려라
붉게
뚝
뚝
토해내는
사랑의 각혈
..
매우 인스턴트적인 사랑이다
어떤 사람은 헤어짐이 두려워 사랑을 포기하기도 한다, 정확하게는 혼자 남겨짐이 무서워
시작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한 번 달아오르면 좀처럼 식지 않는 무쇠솥 같은 사랑의 무게를 버텨야 하는 옛날 방식이
더 두려워야 하는데, 실상은 가벼이 끓고 말 사랑이라서 시작하기 어렵다
어떤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은 차를 몰아야 하는 상황처럼 상처에 대한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 우리는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 안희경 중에서 --
용봉산 용도사 대웅전 뒤켠에 있는 동백이 겨울을 맞았다
얼고, 피고, 눈 맞고,,,,
사랑도, 삶도, 겨울도, 온전히 감내해야만 한다
사랑도, 봄도 마음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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