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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소망 하나 / 유안진
    2018. 12. 2. 02:41

     

    내 소망 하나 / 유안진

     

     

     

    생각날 때 전화할 수 있고
    짜증날 때 투정 부릴 수 있는
    더없이 넓은 가슴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이
    혼자 보기엔 안타까워 같이 보고
    이렇게 퇴근길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
    잠시 만나서 커피라도 한 잔 할 수 있고
    가슴 한아름 아득한 미소를
    받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거울 한번 덜 봐도 머리 한번 덜 빗어도
    화장하지 않은 맹숭맹숭한 얼굴로 만나도
    전혀 부끄럽지 않고 미안하지 않고
    서로의 겉 모습 보다는
    둥그런 마음이 매력있다면서
    오히려 그게 더 친숙해져서
    이쁘게 함박웃음 웃을 수 있고

    언제 어디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은행을 가다가 총총히 바쁜 걸음에
    가볍게 어깨를 부딪혀서
    아~하고 기분 좋게 반갑게
    설레 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열 마디의 종알거림에 묵묵히 끄덕여주고
    주제넘은 간섭을 시간이 흐른 후에 깨우쳐주는
    넉넉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가끔씩은 저녁값이 모자라
    빈 주머니를 내 보이면서 웃을 줄도 알고
    속상했던 일을 곤드레 술이 취해
    세상에 큰소리 칠 줄도 알고 술값도 지불케하는
    가끔은 의외의 면이 있는
    낭만스러운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부모님의 수고스러움을 늘 감사하고
    형제들의 사랑을 늘 가슴깊이 새기며
    자신을 조금은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거기에 썩 어울리는 사람이
    나였으면 더욱 좋겠다.

     

     

     

     

    나에게 가는 긴 여행길에서, 바라보는 시간이다

     

    모든 것이 다 나의 부족함이거늘,,,

     

    감춰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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