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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 정호승
    2019. 4. 20. 06:13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 정호승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별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그대를 만나러 팽목항으로 가는 길에는 아직 길이 없고
    그대를 만나러 기차를 타고 가는 길에는 아직 선로가 없어도
    오늘도 그대를 만나러 간다

    푸른 바다의 길이 하늘의 길이 된 그날
    세상의 모든 수평선이 사라지고
    바다의 모든 물고기들이 통곡하고
    세상의 모든 등대가 사라져도
    나는 그대가 걸어가던 수평선의 아름다움이 되어
    그대가 밝히던 등대의 밝은 불빛이 되어
    오늘도 그대를 만나러 간다

    한 배를 타고 하늘로 가는 길이 멀지 않느냐
    혹시 배는 고프지 않느냐
    엄마는 신발도 버리고 그 길을 따라 걷는다
    아빠는 아픈 가슴에서 그리움의 면발을 뽑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짜장면을 만들어주었는데
    친구들이랑 맛있게 먹긴 먹었느냐

    그대는 왜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는 것인지
    왜 아무리 보고 싶어 해도 볼 수 없는 세계인지
    그대가 없는 세상에서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잊지 말자 하면서도 잊어버리는 세상의 마음을
    행여 그대가 잊을까 두렵다

    팽목항의 갈매기들이 날지 못하고
    팽목항의 등대마저 밤마다 꺼져가도
    나는 오늘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봄이 가도 그대를 잊은 적 없고
    별이 져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당신을 대신하여 의사를 결정하여 줄 사람은 아무데도 없다,,,,!   드러거 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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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