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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선언/ 류시화삶 2022. 9. 7. 23:02
꽃의 선언/ 류시화
모든 꽃은 발끝으로 선다
다른 꽃보다 높아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옷자락 잡아당기는
어둠보다 높이 서기 위해
무채색의 세상에
자기 가슴 물들인 색으로
저항하기 위해
꽃으로 핀다는 것은
톱니 모양 잎사귀의 손을 뻗어
불확실한 운명 너머로
생을 던지는 자기 혁명 같은 것
모든 꽃은 발끝으로 선다
마음 자락 끌어내리는
절망보다 높이 서기 위해
다른 꽃들 향해 얼굴 들고
자기 선언을 하기 위해
꽃을 따라 걷고, 걷다가 저녁,
빛이 드는대로 다시 걸었던 기억들,,,,
꽃의 아름다움을 깨달을 시간이, 저녁 무렵이고
동행한 이들도 익어가는 삶의 시계
결국은 함께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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