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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 / 정민경
    2020. 5. 18. 05:30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린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

    가잔께 갔재

    가다본께 누가 뒤에서 자꾸 부르는 거 같어.

    그랴서 멈췄재.

    근디 내 뒤에 고놈이 갑시다 갑시다 그라데

    아까부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어른한티 말을 놓는거이 우째 생겨먹은 놈인가 볼라고 뒤엘 봤시야

    근디 눈물 반 콧물 반 된 고놈 얼굴보담도 저짝에 총구녕이 먼저 뵈데.

     

    총구녕이 점점 가까이와.

    아따 지금 생각혀도...... 그땐 참말 오줌 지릴 뻔 했시야

    그때 나가 떤건지 나 옷자락 붙든 고놈이 떤건지 암튼 겁나 떨려불데.

    고놈이 목이 다 쇠갔고 갑시다 갑시다 그라는데잉 발이 안떨어져브냐.

    총구녕이 날 쿡 찔러. 무슨 관계요? 하는디 말이 안나와.

    근디 내 뒤에 고놈이 얼굴이 허어애 갔고서는 우리 사촌 형님이오 허드랑께.

    아깐 떨어지도 않던 나 입에서 아니오 요 말이 떡 나오데.

     

    고놈은 총구녕이 델꼬가고, 난 뒤도 안돌아보고 허벌나게 달렸쟤.

    심장이 쿵쾅쿵쾅 허더라고. 저 짝 언덕까정 달려 가 그쟈서 뒤를 본께 아까 고놈이 교복을 입고있데.

    어린놈이.....

     

    그라고 보내놓고 나가 테레비도 안보고야, 라디오도 안틀었시야.

    근디 맨날 매칠이 지나도 누가 자꼬 뒤에서 갑시다 갑시다 해브냐.

     

    아직꺼정 고놈 뒷모습이 그라고 아른거린다잉......

     

     

    그날 / 정민경

     

    - 5∙18민중항쟁 27주년기념 백일장 시 부문 대상작

     

     

    속절없이 가는 것이 세월이라지요?

    40년이란 세월이 지났습니다

    제가 고등학생 시절이었으니까요,,,,

     

    중년이 되었지만,

    그날,

    생각해봅니다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며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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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