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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서귀포1 / 노향림삶 2020. 5. 14. 08:06
그리운 서귀포1 / 노향림
나는 가난했어요
낡은 지도 한 장 들고 서귀포로 갑니다
맑은 갯벌엔 눈감은 게 껍질들이 붙어 있어요
가는귀 먹은 게들이 남아서 부스럭거립니다
햇빛과 목마름으로 여기까지 버티어온 나는
바다를 앞에 놓고도 건너갈 수가 없어요.
아내의 나라가 보이는 곳까지 가까스로 닿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에 가까스로 닿습니다.
나의 처소는 이끼 낀 흙 담벽이 둘러쳐져 있어요
그리고 한 평 반의 바람 드는 방엔 닿을 수 없는
아내의 바다가 수심에 잠겨 출렁거려요.
그리운 쪽빛 바다 서귀포
십여일의 격리 생활을 정리합니다
매달려 있던 링겔도 빼고,,,
덥수룩한 수염도 밀고, 간만에 화장품도 바르고,,,
집에 가면 뜨거운 물에 씻고,
바닷가에 가고 싶습니다
차가움이 밀려들어오는 바닷바람이 부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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