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심 / 이향아
하나씩 덜어내리라
젖은 빨래 물기 짜듯
뱉어내리라
참았던 울음
차 오른 가래를 밀듯
눈 딱 감고
비워내리라
강아지풀은 어깨를 부벼
씨를 털어내고
하늘도 비구름 쏟더니
표표하구나
도도하구나
부질없는 이름
잘라내리라
텅 빈 껍데기만
덜컹거려도
초연히 머리 젖혀
푸른 바람 쐬고
맑게 들이비치니 날개 돋치리
보내리라
버리리라 열 두 번이라도
여기가 설령
눈 먼 벼랑일지라도
뛰어내리리라
죽어도 슬픈 혼 있으면
솔개처럼 뜨리밤바다 생각을 퍼올리어,
하늘 끝 언저리에 둡니다
시퍼런 결심으로 이뤄내야지 결심합니다
날카로운 조각들이 날리어
내 마음에 흩어집니다
아픔이어라,,,!
그래도 포기하디 못하고,
그 이유를 묻지 못하고,
어쩌면 오늘 또 생각을 두레박에 담아 하늘로 올릴 것 입니다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화상 / 유안진 (18) 2020.05.19 그날 / 정민경 (23) 2020.05.18 그리운 서귀포1 / 노향림 (12) 2020.05.14 꽃들은 경계를 넘어간다 / 노향림 (35) 2020.05.12 정신과 육체 / 이향아 (19) 2020.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