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궁리포구 4

노을 바라보며

노을 꽃 / 정연복 해질 녁 산마루 넘어가는 연분홍 노을 아침에는 어둠 뚫고 치솟은 불덩이더니 하루종일 온 세상 비추는 따스한 빛이더니 어쩌면 하루의 마감이 이다지도 고을 수 있을까 지상에 잠시 머물다 가는 동안 나도 환한 마음의 빛으로 세상의 한 모퉁이를 밝히고 따뜻하게 하다가 노을 꽃 한 송이로 생을 끝마칠 수는 없을까 노을 만평 / 신용복 누가 잡아만 준다면 내 숨 통째 담보 잡혀 노을 만 평쯤 사두고 싶다 다른 데는 말고 꼭 저기 폐염된 옆구리에 걸치는 노을 만 평 같고 싶다 그리고는 친구를 부르리 노을 만 평에 꽉 차서 남을 만할 철새 한 무리 사둔 친구 노을 만 평의 발치에 흔들려줄 갈대밭 한 뙈기 사둔 친구 내 숨에 끝날까지 사슬 끌려도 노을 만 평 사다가 친구들과 옛 애인 창가에 놀러가고 ..

2020.12.19

어찌 그립지 않겠습니까 / 김현태

어찌 그립지 않겠습니까 / 김현태 낙엽 하나 뒤척거려도 내 가슴 흔들리는데 귓가에 바람한점 스쳐도 내 청춘 이리도 스리고 아린데 왜 눈물 겹지 않겠습니까 사람과 사람은 만나야 한다기에 그저 한번 훔쳐본것뿐인데 하루에도 몇번이고 메스꺼운 노을 같은 그리움 왜 보고싶은 날이 없겠습니까 하루의 해를 전봇대에 걸쳐놓고 막차에 몸을 실을때면 어김없이 창가에 그대가 안녕 하는데 문이 열릴때마다 내 마음에 별님들은 그 틈사이에서 오고가도 못하는데 왜 서러운 날이 없겠습니까 사랑한다면 진정 사랑한다면 그저 멀리서 바라보며 두고두고 오래토록 그리워 해야 한다는 말 어찌 말처럼 쉽겠습니까 달빛은 점점 해를 갉아먹고 사랑은 짧고 기다림은 길어지거늘 왜 그립지 않겠습니까 왜 당신이 그립지 않겠습니까 비라도 오는 날에는 기댈 ..

2020.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