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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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차려먹은 구정 음식!음식 2016. 2. 7. 22:44
어제 저녁은 고향집에 가서 어머니와 함께 하고, 명절에 필요한 간장, 마늘, 나박김치, 어리 굴젓, 식혜, 검은 찹쌀,,,, 등을 가지고 오다가 시장을 봤다 늦은 저녁이라서 00농협마트에서 한차 사서 실고 와서, 분류하여 보관하고, 고기와 갈비의 핏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동태포, 야채, 계란,,,, 등 이번 명절에서 가장 비싼 것은 야채와 쇠고기, 수산물이 억소리 난다 갈치 한마리가 2만원이 넘으니까? 안먹으면 되는데 어른들이 오니 참 ㅠㅠㅠ 교회 다녀와서 아이들과 아내, 제수씨들이 수고한 결과물이다 저녁에 내일 근무하는 매제 내외가 온다고 해서 더 복잡하다 사위오면 닭이라도 잡아야 하니까! 굴전, 깻잎전, 동태전, 동그랑땡, 잡채 나박김치와 과메기 소갈비 배추쌈과 겨자채, 상추, 깻잎 우럭포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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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오면/안도현농부이야기 2015. 9. 1. 09:51
9월이 오면/안도현 그대 9월이 오면 9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9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9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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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밥도둑 꽃게장!음식 2015. 1. 9. 19:56
지인께서 꽃게장을 선물해주셨다! 대천 친정에서 직접 담가서 아파트로 배송해주겼는데,,, 엄청 큰 선물을 받아서 부담이 되지만 맛있는 것은 참지 못하는 가 보다 저녁에 아내에게 한마리 잡아보라고 권한다 요즘 나오는 풋마늘을 썰어서 넣었고, 달지 않고 좋다! 아내는 벌써 가족들에게 분배를 한 모양이다 ㅋㅋㅋ 스며드는 것/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찔 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살이 꽉 찼다! 오늘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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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가고싶다 / 안도현삶 2014. 8. 31. 23:21
그대에게 가고싶다 / 안도현 그대에게 가고 싶다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으로 하나로 무잔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서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 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스한 이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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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우체국-안도현삶 2014. 7. 27. 18:58
바닷가 우체국-안도현 바다가 보이는 언덕위에 우체국이 있다. 나는 며칠 동안 그 마을에 머물면서 옛사랑이 살던 집을 두근거리며 쳐다보듯이 오래오래 우체국을 바라보았다. 키 작은 측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우체국은 문 앞에 붉은 우체통을 세워두고 하루 내내 흐린 눈을 비비거나 귓밥을 파기 일쑤였다. 우체국이 한 마리 늙고 게으른 짐승처럼 보였으나 나는 곧 그 게으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이곳에 오기 아주 오래 전부터 우체국은 아마 두 눈이 짓무르도록 수평선을 바라보았을 것이고 그리하여 귓속에 파도소리가 모래처럼 쌓였을 것이다 나는 세월에 대하여 말하지만 결코 세월을 큰 소리로 탓하지는 않으리라. 한번은 엽서를 부치러 우체국에 갔다가 줄지어 소풍 가는 유치원 아이들을 만난 적이 있다. 내 어린시절에 그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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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한장-안도현삶 2014. 1. 24. 21:13
연탄 한 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군가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 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히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간장그릇에 국을 담으면 넘친답니다 우리 삶에는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