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시 / 안도현 닭이 울어 해는 뜬다당신의 어깨 너머 해가 뜬다우리 맨 처음 입맞출 때의그 가슴 두근거림으로,그 떨림으로 당신의 어깨너머 첫닭이 운다해가 떠서 닭이 우는 것이 아니다닭이 울어서 해는 뜨는 것이다 우리가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처음 눈 뜬 두려움 때문에우리가 울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울었기 때문에세계가 눈을 뜬 것이다 사랑하는 이여,당신하고 나하고는이 아침에 맨 먼저 일어나더도 덜도 말고 냉수 한 사발 마시자 저 먼 동해 수평선이 아니라 일출봉이 아니라냉수 사발 속에 뜨는 해를 보자 첫닭이 우는 소리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우리가 세상의 끝으로울음소리 한번 내질러보자세상이 평화롭고 서로 사랑하기를 소망합니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또 누군가로부터 동시에 사랑받게 되는 일은, 참으로 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