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산 베틀바위봉 단풍 산행 2

농돌이 2020. 10. 28. 08:49

가슴에 심은 나무 / 최영희

사랑이란 이름으로
가슴에
그리움의 나무 한 그루 심었습니다

세월 지나며 그리움도 지병처럼
가슴속 혈관 곳곳 뿌리내려
해마다 봄이면 움이 돋고
여름이면 숲을 이룹니다

내 생에 그토록
하늘, 별, 그리고
가슴 시리도록 불어 내는
휘파람새 소리까지 사랑했을까

울컥울컥
그리움, 그리고 사랑도 병이라
점점 깊어만 가는데

겨울 오름 산
봄은 또 그리
안개 빛으로 오는가

한 보습 젖은 땅을 찾는
내 가슴 속 나무처럼
그리움의 젖줄 대는 봄이 오면
난, 또 한 번
심한 열병을 앓아야 하려나 보다.

 

그대는 참 곱다 / 최영희

가을, 그대는
참 곱다

겨울 지나
봄부터
햇살 따라 바람 따라
사분사분
준비하고 싹 틔우고
푸르고 열매 맺고
한 생을 다 했는가

아름다운
떠날 채비

그 모습
참 곱다
꽃보다 곱다.

검은 가지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나는 주어진 시간만큼 원 없이 사랑했노라."라는
그대의 엽서 같은
빨간 노란 남은 잎은
그대, 올 때보다 곱다
떠나는 모습이 더 아름다운
그대는,
참 곱다.

 

 

가을 길 / 최영희

얼마쯤
가셨을까

낙엽 위에
남기고 간
발자국들

내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지금
그 이야기들을
가슴으로 듣고 있습니다

소복이
낙엽 쌓인
가을길

님들이 가셨던
이 길을
지금, 나도
그리 걷고 있습니다.

 

가을 속에서 / 최영희

하늘은 맑고
거리마다
우수수∼∼∼
빨간, 노란
나뭇잎
별처럼 내려앉는,

아∼ 저 길을 돌아, 돌아

한 사람 걸어가네
또, 한 사람 걸어가네
모두가 그리움을 노래하는
시인처럼 걸어가네

그대, 그리고 나
붉은 잎 뚝! 뚝! 떨어지는
단풍나무 아래
다하지 못한 사랑
선 채로 불러 보네
바람은 불고.

 

 

두타산,,, 무릉계곡은 언제나 한폭의 수묵화 입니다

산 위로, 계곡으로 펼쳐진 무한한 공간은  우리의 꿈입니다

 

계절은 곧 떠겠지만, 그대가 그리운 날,

다시 찿으리라 다짐합니다